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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상담 후기 공모전 집단상담 부문 변화상 수상작

등록일 2022-11-03 작성자 최민영 조회수 2638

인간관계, 우리 마음속의 빛나는 별을 믿어

집단상담 부문

(중략)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흐른 후 대학교 2학년이 된 나, 속마음을 굳게 닫고 항상 밝은 모습을 보이려는 가면 쓴 내 모습으로 대학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었다. 정말 대학 친구들에게는 절대 힘든 얘기를 하지 않았다. 내 속 심정을 말하지 않고 이쁘고 멋진 모습만 보이면 친구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고 겉모습이 멋지면 인간관계도 원만할 거라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반대로 내 고민이나 현실적인 문제를 친구들과 공유하지 않고 끙끙 앓아서 문제가 생겨버린 것이다. 무리 속에 끼어있으면 난 늘 조용했고 중간에 말도 끼어들지 못했다. 그러나 내 약한 모습을 숨기는 게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왜곡된 생각 때문에 나를 지각하고 해석하며 판단할 때조차 왜곡이 일어나게 되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이를 사회 심리학에서는 적대적 미디어 효과(hostile media effect)라고 표현하는데 이 왜곡된 생각은 내 모습을 감추면 감출수록 더욱 커져만 갔고 인간관계에서 조금이라도 고통을 겪게 되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자동적인 부정적 사고(automatic negative thinking)’가 나를 괴롭혔다. 결국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괴로워졌을 때 나는 인식하였다. 자동적 부정적 사고의 반복은 곧 내 일상생활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걸 이대로 두면 도저히 아파서 살아갈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릴 거 같아서 그렇게 SOS를 요청한 곳이 학생 생활 상담센터였다. 상담센터에서 진행하는 상담과 관련된 내용을 찾던 도중 마침 대학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데 어려움이 많아서 걱정하는 나와 상담센터에서 나와 같은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친구들을 위해 만들어진 대인관계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학교 비교과 시스템에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보자마자 인간관계로 고통받고 있는 내게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청하였다. 그렇게 내 인생 처음으로 집단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중략)

이 집단상담을 들어보길 너무 잘한 것 같다. 내 좋은 면을 많이 봐주시는 집단원분들 덕분에 내가 사는 이유를 안 것 같다. 정말 힘든 생활 잘 버티고 살아오길 잘했다.’ 이 집단상담을 들으면서 내 무의식 속 가장 듣고 싶은 말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 나의 좋은 점을 봐주시고 칭찬해주신 덕분에 내 본래의 해맑은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집단 안에서 말도 많이 하게 되었으며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으며 앞으로도 인연을 나아가고 싶어졌다. 인생 그래프를 하고 난 후 몇 회기 동안은 집단원들의 고민을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앞 회기에서 우리는 몇 번의 이야기를 해보아서 그런지 다들 누구보다 쉽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 이번엔 집단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을 선택하였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그 자체로도 공감이 되면서 나와 비슷한 문제로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다 보니 듣는 그 자체로 내 마음에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민을 얘기하셨던 분은 △△님을 시작으로 □□, ☆☆님이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해주셨고 다들 각자 같은 인간관계 문제지만 서로 다른 부류의 문제로 이야기하셨다. 각자 학교폭력을 당했던 기억이나 지금의 친구에게 당했던 서러움과 고통을 말씀하셨는데 듣기만 하였는데 사회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서 받는 괴로움은 얼마나 컸을지 듣는 내가 마음이 아팠다. 집단원분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난 후 나는 우선 조언을 보내기보다는 그 아픔을 견뎌왔을 집단원분들의 고통을 헤아리고 공감하며 함께 아파하였다.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누구보다 필요한 것은 그 상황에서 괴로움을 견뎌내고 버텨왔을 자신들을 보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집단상담에서 확실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냥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집단원분들이 이 공간에서 용기 있게 고민을 이야기하셨는데 많은 격려와 지지를 받아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나의 진심을 집단원분들께 보내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하였던 나 또한 큰 도움을 받았다. 실제로 내가 직접 공감해주고 집단원분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응원해 줄 수 있는 만큼 좋은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가오게 된 마지막 회기 시간, 우리가 서로 인간관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덕분일까? 상담원님과 집단원분들과 이대로 헤어지려니 너무 아쉬웠다. 7회기 동안 서로 너무도 많은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친밀감이 많이 쌓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상담원님께서는 우리가 마지막 시간인 만큼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적어서 롤링 페이퍼 형식으로 적고 사진을 찍어서 상담원님께 메일로 보내드려서 상담센터에 찾아오는 날 기념품과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해주셨다. 서로 이야기를 하며 정들었던 만큼 나는 글씨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서 모든 집단원들에게 정성스레 말을 적어드렸다. 롤링 페이퍼를 적으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 집단상담원분들이 아픔을 견디고 극복해서 여기까지 온 만큼 앞으로의 인생도 지금처럼 잘 극복하면서 밝은 길을 걸어 나갈 수 있도록 힘내셨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사진을 찍고 상담원님께 메일로 보내드렸다.뭔가 이 집단상담을 하면서는 개인 상담과는 다르게 시간이 빨리 흘러간 느낌이었다. 상담원님이 너무 진행을 잘해주신 덕분일까, 함께 있었던 집단원분들의 개개인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던 덕분인가, 그냥 집단상담을 했던 모든 이야기가 즐거웠고 행복했다. 그리고 집단상담을 하면서 내게 가장 큰 의미를 준 것이 있다. 우리 집단원분들이 적어주신 롤링 페이퍼 내용을 보면서 느꼈던 부분이 있는데 나라는 사람은 타인에게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며 그 누구보다도 성숙하고 다른 사람을 보듬어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집단원분들께서 말해주신 덕분에 알 수 있었다. 나의 성숙하고 따뜻한 성격을 항상 약점으로만 보고 있던 내게 그 부분이 오히려 장점이고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인식시켜주었던 이 모든 한 마디들이 대학교 2학년 2학기를 맞이하는 내게 긍정적인 메시지로 닿게 되어 따뜻함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이젠 대학교라는 큰 집단으로 나가게 되면서 망설임 없이 내 따뜻함을 내보여주는 사람이 되었다. 집단상담을 통해 내가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한 것도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끝으로 집단상담을 들었던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야, 집단상담을 받고 자신의 장점도 발견했고 네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드디어 찾았구나.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수수께끼는 많이 존재해. 분명 인간관계 말고도 어려운 문제들은 많겠지. 그렇지만 난 이제 알고 있지? 나의 성숙한 이미지와 타인을 그 누구보다 잘 보듬어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은 다른 사람은 가지기 힘든 너만의 큰 매력이 있잖아? 그 따스함이라는 빛나는 매력이 더욱 빛을 발휘할 날이 오게 될 거야 그러니까 항상 나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어! 지금의 너는 그 누구보다 밝게 빛나는 별 같으니이건 나 뿐만이 아니다. 집단상담을 함께 받았던 (집단원들 별칭 나열)집단원들 모두 집단상담이 끝나고 웃을 때 그 누구보다도 밝게 빛나는 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