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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담 후기 공모전 프로그램 부문 도전상 수상작

등록일 2021-03-04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770

학생생활상담센터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경험한 것을 녹여 만든 에세이입니다.

상담 후기를 읽고 나누시길 바랍니다!  

 

2020년 상담 후기 공모전 프로그램 부문 도전상(3) 수상작

 

[또래상담자 멘토링을 통해 얻은 세 가지 수확]

멘토가 된 멘티의 희망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그 점을 보완해나가는 것은 사람이 성장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본인의 부족함에 대해서는 잘 알아차려도 그것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는 잘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끝임 없이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이나 힘든 일이 생길 때면 곁에 있는 사람에게 그것을 털어놓는다. 가족과 전문가 등 저마다 그 대상은 다양하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편안한 존재는 또래 친구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울 방법을 찾는 대구대학교 학우들에게 또래상담자멘토링참여를 적극 추천한다. 작년 2학기에 경험한 또래멘토링은 나의 학교생활의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이 활동이 내 자신의 내적 성장은 물론, 학생상담센터를 보다 친밀하게 느끼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멘티 때에 경험을 발판 삼아 멘토의 자리에서 또 한 번 멘토링에 도전하려고 한다.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지난 멘토링에서 내가 얻은 수확만큼 나의 멘티도 이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지난 멘토링에서 내가 얻은 첫 번째 수확은 타인의 관점에서 나를 파악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말로 먹고 사는 진로를 선택한 사람으로서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원래 심한 발표 불안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때면 온갖 긴장을 다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의 발표는 매번 되는대로 하자는 생각에 그냥 입에서 나오는 대로 다 내뱉는 식이었다. 이에 대한 고민을 항상 안고 있었지만 고칠 용기가 없었기에 나는 그저 흘러가듯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이 팀 과제를 하던 동기가 나를 도와주고 싶었는지 발표 불안을 주제로 멘토링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내가 얼떨결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멘토링이 시작되었는데 나를 위해주는 사람이 하나 더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이 났다.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나는 멘토와 함께 발표할 때 긴장이 시작되는 포인트를 찾고, 또 사라지는 지점에 관해 이야기하며 편하게 말하는 연습을 했다. 멘토 친구는 매번 나를 격려하며 응원해주었고 도움이 되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한 학기를 보낸 결과, 발표 불안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내가 부담되는 부분을 면밀히 파악해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발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내가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을 또래의 시선을 통해 발견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내 성장과 발전에 큰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내가 얻은 두 번째 수확은 멘토링을 통해 대학 생활의 본전을 뽑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작년에 처음 멘토링 참가팀에 선정되고 활동 방법에 대해 설명 들었을 때, 딱 들었던 생각은 '뭐 이렇게 시키는 게 많지?' 하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불만은 멘토링 오리엔테이션 행사에 참여하는 동안 조금씩 없어졌다. 그 행사에서 나는 여느 학교 행사에서는 접할 수 없는 고급 도시락을 먹으며 MBTI 검사 결과를 이용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같은 유형의 사람들과 팀을 이뤄 서로의 방식으로 과제를 해결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활동이 진행됐었는데, 평소 MBTI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행사 막바지에는 담요와 청춘핫도그 이용권 등등 푸짐한 선물들도 챙겨주셔서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는가?’, ‘상담센터가 또래멘토링에 영혼을 갈아 넣었구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 의미로 올해는 코로나 확산 우려 때문에 이런 대면 행사가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덧붙여 또 하나, 본격적인 멘토링을 하면서 교내활동에 참여할 때는 도서관 DVD룸이나 본관 박물관 탐방 같이 지금껏 있는 줄도 몰라서 이용 못 했던 시설에 가보고 자살 예방, 성폭력 방지 교육처럼 다양한 행사도 경험해봤다. 물론 멘토링 프로그램을 위해 관심사와 무관한 이벤트에도 시간을 내어 참여해야 했으며 멘토와 약속을 잡기도 쉽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 모든 게 대구대학교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조금씩 다 맛본 것 같고 학교생활에 본전을 뽑은 느낌이 들어 뿌듯하다.

 마지막 세 번째 수확은 학생생활상담센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멘토링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학생 상담센터에 대해 '학교생활에 적응 못 하는 친구들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남들에게 말하기 껄끄러운 고민이 생기면 참다 참다 혼자 삭히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멘토링 활동을 통해 상담센터의 이미지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는 곳', '필요할 때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때부터 기회가 되면 개인상담도 한번 받아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집에 온갖 안 좋은 일이 겹쳐 일어났는데, 나에게는 하루하루가 정말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가족들과의 갈등이 극한에 다다르고 있을 때, ‘더 이상은 안 되겠다. 개인상담이 절실히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상담센터의 문을 다시 한 번 두드렸고, 이번 여름방학 때부터 개인상담을 신청해 지금은 상담 9회기에 접어드는 중이다. 지금은 상담사 선생님께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만약 내가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었더라면 이번에도 혼자 참으며 묻어두고 있었을 것 같다.

 이렇게 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도전하며 변화했다. 생각해보면 또래 멘토링 프로그램은 상담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조금씩 다 담은 종합선물세트 같이 느껴진다. 이제는 내가 받았던 그 선물 꾸러미를 다시금 예쁘게 포장해 멘티 친구에게 잘 전달하려 한다. 내가 얼마나 알찬 꾸러미를 전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또 한 번의 성장 기회일 것이다. 이 활동을 하는 동안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나의 멘티도 많은 용기와 기쁨을 얻어가기를 소망해본다.

 
 
 *  작품의 저작권은 대구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에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사용을 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