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담 후기 공모전 집단상담 부문 도전상 수상작
학생생활상담센터에서 직접 집단상담을 받은 경험을 녹여 만든 에세이입니다.
상담 후기를 읽고 나누시길 바랍니다!
2020년 상담 후기 공모전 집단상담 부문 도전상(3등) 수상작
상어였던 나 자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결코 혼자 살 수 없으며 사회와 더불어 공존하는 존재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나는 그 말에 동의를 한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가 싫어서 항상 인간관계를 형성해오면서 불안을 떨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인간관계를 겪으면서 느끼는 것이 누군가가 그냥 하는 말에 나는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마치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처럼 나 또한 여러 상처를 받으면서 살아왔고, 그때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예민한 성격인 줄 알았다. 다른 친구들은 항상 장난스럽게 넘기고 아무렇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왜 그러지 못하나 싶어 항상 마음속에 담아두고 나 혼자 끙끙 앓고 결국 혼자 힘들어했다. 그 후로 나는 둔감해지고 까먹는 방법을 배웠다. 그래야지 내가 괜찮아진다는 것을 느끼니깐. 아파하지 않아도 되니깐. 생각의 꼬리를 물지 않아도 되니깐. 그렇게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날 유독,‘긍정심리학’이라는 단어가 꽂혔고 처음으로 나 스스로의 결정을 통해 집단상담에 신청하게 되었다. 첫 시간은 서로 소개하면서 서로의 고충들을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길 가다가 돌멩이를 보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나쳐갈 줄 알았던 의미 없고 기억에 안 남는 상담으로 느낄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받아왔던 집단 상담과 달리 나를 위해 준비된 상담으로 느껴졌다. 나와 비슷한 소심한 성격, 인간관계로 상처받았던 기억들 그로 인해 타인 중심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삶으로 바뀐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 정말 나에게 필요하고 내 삶에 도움 되는 이야기로 가득한 상담이었다. 나는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항상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며 나쁜 말을 하는 사람들까지도 포옹하려고 노력했고 한결같이 사랑을 베풀어주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나만 만신창이가 되고 소외감을 느끼며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타인의 기분만 눈치만 살폈다. 제일 상처됐던 말은 “노답”이라는 말인데 “노답”이 생긴지 얼마 안 됐을 때쯤 친구들한테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노답”이, 단순히 “넌 답이 없어”라기보다는 나에게 “넌 존재할 가치가 없어”라는 말로 들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말을 안 듣기 위해 내 존재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항상 광대 노릇을 해왔고 그 결과 내 마음은 썩은 물이 되어 점차 말라가고 있었다. 지금은 새로운 사람과 만나 새로운 관계 형성을 했고 그 속에서 좋은 에너지, 좋은 말을 들어서 자존감을 회복하게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어렸을 때 친구들이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 때문에 아직까지도 타인 중심적인 인생을 살고 있고 항상 사람에게 지나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집단상담을 통해 나에 대해 알아가보고 싶으며, 자기계발을 하고 싶다고 느꼈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보니 확실히 사람 성격이나, 행동, 패턴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첫 번째로 다들 소심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 타인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었다. 나만 느꼈던 감정의 골들이 공감과 만나 스르륵 풀어지는 것이 힐링으로 바뀌었다. 정말 나 혼자 생각했던 것을 입 밖으로 꺼내보니깐 다들 나와 같다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랍고 공감이 되었는지. 이번 집단상담을 신청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다 다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다 보니깐 결국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인상 깊었던 점은 나와 같은 출발선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한 아픈 기억으로부터 완전 타인 중심이 아닌 ‘나’중심으로 바뀐 사람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 이야기가 나에게 희망적으로 들렸다. 나도 언젠가는 타인 중심이 아닌 나만의 시간을 갖고 거절을 못 하는 성격보다는 거절을 하는 성격이 되며, 그들에게 아니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까지 갖춘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또한 혼자여도 괜찮다는 메시지까지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혼자여서 불안하며 전전긍긍할 게 아니라 혼자니깐 친구가 있을 때보다 친구의 시선으로 갇혀있던 나의 잠재력을 맘껏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이 느껴졌다. 최근에 무한도전을 다시 보면서 어느 한 댓글이 내 마음속에 와닿았다. 바로 박명수는 내가 남에게 상처받지 않는 것을 가르쳐준다는 댓글을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됐다. 어렸을 적에는 착한 이미지를 가진 ‘유재석’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박명수’ 같은 싫다는 것은 싫다고 말하며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는 당당한 삶을 살고 싶다고 느꼈다. 집단상담에서 서로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얘기를 하면서 비로소 내가 원하는 삶의 태도가 ‘박명수’라고 느꼈다. 항상 친절하기보다는 어려운 사람이 되고 싶었고 때로는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해주고 싶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용기도 필요하지 않을까? 막상 그런 용기를 가지려면 엄청난 고뇌와 생각의 꼬리로 밤새 잠을 못 잘 정도로 지금껏 겪어보지 못할 큰 용기가 필요할 거다. 어린 시절 때부터 싸우는 것보다 항상 져주는 사람이 되었다. 맞짱 뜨자고 할 때마다 무서웠고 결국에 너의 말이 맞는다고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서 내심 어린 시절에 맞짱 뜨자고 하던 애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그들에게 용기가 있었으니깐. 자기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용기가. 만약 내가 그렇게 말했다면 내 세상은 시끌벅적했을 것이고 혼자가 됐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잠깐 시끌벅적하고 난 후 그 이후의 삶은 평화롭고 세상 살기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용기가 부족해서 덤벼들지 못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조금씩 성장해서 나라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존중받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왔으면 좋겠다. 항상 친구가 어떤 말을 하든 그 친구와의 관계, 그 친구와 나와 관계되고 있는 주변인들 등 내가 만약 이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을 때 어떤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몰라서 항상 다 받아주고 넘어가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용기를 가지고 할 말 다하고 좋은 상황으로 끝맺음을 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상어’는 다른 어류와 달리 중요한 부위인 부레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살기 위해 헤엄치며 죽을 때까지 휴식 없이 헤엄만 쳐야 한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난 ‘상어’였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항상 고군분투하는. 하루라도 타인 생각에서 벗어나 본 적 없었던 ‘상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집단상담을 통해 조금이나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 것 여러 상담을 받으면서 나의 성격이 고치기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심지어 이번 집단상담에서도 성격강점검사를 했었는데 구조상 대표 강점의 위치가 타인 지향으로 치우쳐져 있어서 ‘내 본래 성격은 변할 수 없는 걸까’하고 낙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상담 선생님께서 이미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애쓴다기보다는 내가 있는 환경 속에서 이 강점을 어떻게 활용해봐야 할지 생각을 해보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물론 이 강점이 분명 좋은 부분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타인을 잘 챙겨주고 타인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부분이 있으니깐. 반면 타인을 너무 중심적으로 생각하다 보니깐 ‘내가’ 내 인생에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그때 당시 상담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이런 성격을 갖고 있다고 낙심하는 게 아니라 이런 좋은 강점을 활용해서 나의 인간관계에 적용을 하면 좋은 쪽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는 좋은 생각으로 바뀌었다. 내가 인간관계 속에서 주도권을 잡는 쪽으로. 웃으면서 할 말 다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 나의 인간관계를 돌아보면 항상 돌직구 스타일, 행동이 거친 스타일, 비꼬는 스타일 등 나랑 안 맞는 사람들과도 몇 년 동안 친구를 했던 적이 있다. 그때 친구를 통해 관계를 형성 한 친구여서 갑작스럽게 생긴 친구에 대해 대체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항상 내 자존감이 밑바닥까지 떨어지고 혼자 힘들어했었는데 앞으로 나의 좋은 강점을 활용해서 서로 간의 우정과 신뢰를 다지고 힘을 복돋아주는 좋은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타인의 둥글지 못한 말로 힘들어했고 소외감도 많이 느껴서 나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을 했었다. 이제는 집단상담을 통해 나의 성격을 강점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주었고 새싹이 나중에 커서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루는 것처럼. 나도 새싹으로 시작해서 아무것도 잘 몰랐지만 여러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한 그루의 나무처럼 나만의 주체성을 갖고 행동하다 보면 나중에 다양한 사람들을 포옹할 수 있는 숲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상담을 받으면서 내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도 달라졌다고 느낀다. 앞으로는 박명수같이 어느 정도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할 필요성이 있으며, 상어처럼 끊임없이 타인을 위해 관계 형성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며, 혼자여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없으며 뭐 어떤가. 친구가 밥 먹여주고 돈 벌어 오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앞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나 자신을 망치는 관계는 필요 없다고 느낀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서 결국 나와 똑같은 감정 비슷한 생각을 가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고 앞으로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때 수월하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나 자신보다 남을 많이 생각하는 편인데, 이제는 남이 어떤 말을 하든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마인드가 생겼다. 아쉬웠던 점은 줌을 통해 집단상담을 실행하다 보니깐 선생님이나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가끔 잘 안 들렸는 부분이 있었고 집중이 잘 안되어 심도 있는 대화가 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서 앞으로는 코로나가 끝나면 대면으로 집단상담을 진행해서 직접 학생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원활한 소통을 통해 진솔한 대화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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