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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담 후기 공모전 심리검사 부문 도전상 수상작

등록일 2021-03-04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654

학생생활상담센터에서 직접 심리검사를 받은 경험을 녹여 만든 에세이입니다.

상담 후기를 읽고 나누시길 바랍니다!  

 

2020년 상담 후기 공모전 심리검사 부문 도전상(3) 수상작

 

나의 마음을 건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들

 

항상 힘든 일이 생겨도 마음 속으로 삭혔던 나였지만 대학에 오고 나서 정말 견디기 힘든 일을 겪고 나니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마음 깊숙한 곳에 넣어두기가 어려웠다. 처음엔 그냥 부정적인 감정이었지만 점점 우울감으로 바뀌고 좋지 않은 감정의 화살이 타인에서 나 자신으로 바뀌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했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다가 00학과 복수전공을 하면서 들었던 상담이론과 실제라는 수업이 생각났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상담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지치고 힘들지만 원인을 몰라서 답답한 나의 심리를 알고자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다.

먼저 상담 회기 초반에 상담사 선생님께서 심리검사 두 가지를 요청하셨다.‘SCT(문장완성검사)’‘MMPI-2(다면적 인성검사였는데 처음에는 검사가 나에게 크게 와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검사보다는 상담을 통해 직접 대화를 하면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검사한 후에 상담을 시작했는데 내 생각보다 검사의 힘은 훨씬 컸다. 먼저 문장완성검사는 나의 주된 생각, 가족관계, 대인관계 등에 대한 항목들이 있었고 그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대로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사실 검사를 모두 마친 후에도 이것이 과연 지금의 내 심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해석해주시는 것을 듣는 동안 나는 뒷통수를 맞은 것처럼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대학에서 겪은 좋지 않은 사건 때문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상담사 선생님께서는 상담 도중 가족관계에 대해 물어보셨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심리검사에 대한 해석 상담을 통해 질문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나는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한 문항에 좋은 사이라고 적었지만 다른 문항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었다. 그러던 중 학창시절에 아버지로 인해 가정이 불안정했던 일이 생각 났고 그것이 지금의 불안한 심리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에서 겪은 일은 평소에 타인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고 갈등을 극도로 싫어해서 상대의 어떤 잘못도 넘어가는 나의 성격을 타인이 이용하여 나에게 큰 상처가 되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또래가 아닌 부모님 나이대의 어른도 개입이 되어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불안정한 심리의 근본적인 원인은 상대의 잘못을 무조건적으로 눈감고 회피하는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답답함이었다. 이런 나의 성격은 학창시절에 부모님의 불화로 인해 갈등을 무서워하고 소극적으로 변했던 영향도 컸던 것 같다. 문장완성검사로 나의 무의식 속에 있었던 과거를 꺼내볼 수 있었다. 또한, 다면적 인성검사를 통해 나의 성격과 현재의 정서, 적응 수준을 알 수 있었다. 문장완성검사에 비해 오랜 시간 많은 문항에 답을 했는데 내가 현재 생각하는 것을 보고하듯이 하는 검사여서 검사를 하는 도중에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아가 해석 상담을 통해 더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나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나는 갈등을 싫어하며 자신에 대한 화가 많고 자존감도 낮게 나타났다. 평소에 이런 나의 성격을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라 생각해왔기 때문에 크게 인지를 못했지만, 검사를 통해서 내가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어떤 성향을 보이는지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의 정서는 불안하고 우울감이 있으며, 모든 타인과 잘 지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보다 세밀한 상태까지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나니 나의 상태의 심각성을 잘 인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나 주위 환경이나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척도에서도 비교적 낮은 점수를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심리검사를 직접 해보고 해석 상담을 받고 나니 그제서야 나의 힘듦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었고 원인 중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뒤에 진행된 상담이 나에게 더 큰 영향을 주었지만,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의심했던 나였기에 심리검사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심리검사를 했기 때문에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더 마음을 빨리 열고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심리검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깨닫게 해주고 나의 마음을 다시 돌볼 수 있게 해준 좋은 경험이었다. 왜 힘든지 얼마나 힘든지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복잡하게 엉켜있던 아프고 여렸던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독일 수 있게 한 검사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결과적으로는 상담을 계속 진행하고 싶다는 믿음을 주었고 이번 경험으로 인해 나의 마음은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이젠 정말 내 마음이 건강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인생에 있어서 큰 변화를 준 시간이었다. 요즘은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모든 타인에게 잘 보이려는 강박이 나도 모르게 나올 때나, 불합리한 일을 당했는데 다시 피하려고만 할 때 심리검사에서 깨달은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여 건강한 마음가짐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경험은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킨 것에 더하여 앞으로의 어떤 일에도 도전할 수 있겠다는 믿음도 갖게 해주었다.

 

 *  작품의 저작권은 대구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에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사용을 금함.